안녕하세요
열심히 놀다 글을 적고 있는 수다황입니다.

이전 글에서는 반지하 주위의 환경에 적응 못하고 옥탑으로 이사한 이야기를 들려 드렸습니다.

2017/12/08 - 서울 10년 차 방 구하는 이야기 - 다시 반지하 편-


옥탑에 이사하는 날로 돌아가 봅니다.

가끔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지 않나요?

'오늘 날씨가 왠지 나 때문에 이상해진 느낌'

딱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옥탑으로 이사 날짜를 잡고 올겨울 날씨를 찾아보니 따뜻한 겨울에 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다음날부터 추워졌습니다. 하하하

이사 날은 올해 들어 가장 추운 날...하하하하하.

친구와 친동생이 이사를 도와주기 위해 왔습니다. 

4층 건물 위에 있는 옥탑이라 5층 높이까지 그 많은 짐을 들고 올라 갑니다. 

사다리차를 불렀지만, 고압선이 지나 올릴 수 없어 다시 보냈습니다.

올라가는 통로가 좁지 않아서 다행 이었습니다.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쉬어 가며 위로 다 올렸습니다.

여기에서는 잠은 못 잘 것 같습니다.
짐을 넣고 나니까 방에 누울 공간도 없고 너무 추워서 정리까지 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 같습니다.

동생 집에서 자기로 합니다.
수고한 친구와 동생을 데리고 삼겹살 집으로 갑니다.
역시 이사하고 나면 삼겹살이죠!

가게 이름은 한국고기인데 수입산 고기를 팔고 있습니다.
그래도 맛은 좋습니다.

다음날 옥탑으로 돌아왔습니다.
작은 공간에 짐을 다 정리하려고 하니 사야 할 게 많습니다.

행거를 구입해서 방이 아닌 보일러가 있는 복도에 설치해서 옷을 정리하고,
조립식 책상에 다리를 돌려 조립합니다.
책들도 책장에 다시 넣었습니다.

이제 부엌만 정리하면 어느 정도 끝이 납니다. 

방 밖은 완전히 냉골입니다.

유리로 막혀있지만 바람만 막을 뿐이지 밖이나 다름이 없는 것 같습니다.

옥탑에 살기 전에 굉장히 춥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살아보기 전까지는 상상이 되질 않았는데 어느 정도 인지 예를 들어 보자면 이사 다음 날 부엌을 정리 하는데 너무 추워서 따뜻한 커피를 한잔 타서 호호 불어 몸을 녹이며 마시다 가스레인지 위에 올려두고는잊고 다음 날 아침에 발견했습니다. 


커피는 컵이랑 같이 꽁꽁 얼어 있었습니다...

과연 근처에 다른 것들은 어떻게 되어 있을까요?

부엌의 싱크대 호스도 얼었습니다.
옆에 있는 변기도, 샤워기도 다 얼어 있었습니다. 짜짠~

얼마나 추울지 더 말 안 해도 되겠죠. 하하하

전체적으로 돌로 되어 있는 옥탑은 이런 일이 잘 없겠지만 유리로 둘러싸여 있는 옥탑은 아마도 거의 비슷할 거라 생각합니다.

옥탑방을 선택하실 때 꼭 벽돌로 되어 있는
방을 구하세요~!


춥지만 커피를 마시며 부엌도 정리를 끝냈습니다.

이제 잘 살아가면 됩니다.

여기서 옥탑방에 로망이 있으신 분들을 위해서 살아보니 알게된 

장 ,단점을 적어 볼까 합니다.


장점부터 시작합니다.

밝다.


반지하와 반대로 밝습니다.
적어도 사는 건물에서는 가장 높은 곳이라 빛을 가릴 것이 적어 주위가 밝습니다.
아침이 온 것을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반지하에서 살다 와서 밝은 게 정말 크게 와닿았습니다.

옥상.


옥탑 하면 다들 떠오르는 로망이 있으실 텐데 날씨 좋을 때 옥상에 돗자리를 펴놓고 사람들과 삼겹살도 구워 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하고 술도 먹고 하는 그런 로망을 충족시키며 살 수 있습니다.

빨래 널기도 좋고 잠깐 나와서 앉아, 하늘 구경, 주위 구경하는 것도 너무 좋았습니다.

주위에 신경 쓸 것이 적다.


붙어 있는 이웃이 없으므로 소음에 자유 로워집니다. 

본인이 내는 소음이 아래도 잘 내려가지 않기 때문에 심하게 걷거나 뛰는 것만 조심하면 소음 때문에 문제가 생길 일이 적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원룸 같은 곳보다 훨씬 자유로워집니다. 


단점들


계단.


높은 건물일수록 계단이 많이 지겠죠. 

건물계단으로 올라가는 옥탑도 있지만 옆에 철계단을 달아서 올라가는 옥탑이 많은데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닙니다. 


비나 눈이 올 때면

방과 연결이 안 돼 있어 우산을 접었다 방에 가기 위해서 다시 써야 합니다.


추위.


겨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방에서 최대한 나오는 않는 것이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정도로 정리가 되는 것 같습니다.


1년 9개월이 지났습니다. 

이제 다른 방을 구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옥탑에 살다 계약 만료일이 가까워지면 주인과 상의 후에 겨울이 오기 전 가을에 방을 빼는 것이 좋습니다. 

겨울에는 잘 안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도 옥탑을 구할 생각입니다.

옥탑에 살아보니 방만 크고 좋다면 정말 살기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존까지는 전세만을 고집했는데 이번에는 월세를 좀 주더라도 좀 더 좋은 방을 구할 생각입니다.


요즘은 예전보다 방 구하기가 더 편해진 것 같습니다. 

핸드폰 어플도 좋은 것이 많고, 정보의 양도 더 많아졌습니다.


핸드폰 어플을 이용해 조건을 맞추어 검색해 봅니다. 


음 있는데 원하는 만큼은 아닙니다.

그러다 마음에 드는 조건이 있어서 달려가 봅니다. 

면목역 근처에 있는 옥탑인데 양쪽에 방이 두 개, 가운데 거실 겸 부엌 화장실도 좋고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스티로폼 가벽으로 만들어 져서 소음이 전혀 걸러지지 않습니다.


소리가 잘 들리는 곳은 단열도 안 된다는 의미라서 고민 고민하다 포기합니다.

무조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돌로 되어 있는 방들은 소리도 잘 차단됩니다.


그렇게 한 달 정도를 서울 시내에 좋은 방을 찾아 돌아다녔습니다.


드디어 마음에 드는 조건의 옥탑을 발견 했습니다. 

망우동 상가건물 위에 있는 옥탑입니다. 

주인 처제분이 살다가 이번에 나가게 되어 처음 내어놓은 것을 운 좋게 발견했습니다.


이곳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이렇습니다.


상가 계단을 통해 올라가고 문을 열면 방이 바로 나오는 구조입니다. 

당연한 구조이지만 옥탑에서는 흔치 않습니다.


옥상을 가려면 부엌을 지나야 하기 때문에 옥상을 다른 사람이 쓰지 않습니다. 

정말 개인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것도 정말 정말 옥탑에서는 중요한데 주인집이 밑에 있는 경우 위에 장독을 두거나 식물을 키워 오르내리는 경우가 많은데 아주 신경 쓰입니다.


옥탑을 구할 때 장독이 보이면 피하는 게 좋습니다. 

누가 여기를 쓰는지 꼭 확인해야합니다. 

아무도 올라오지 않는 옥탑을 

선택하세요!!


상가 옥탑이라서 그런지 방이 컸습니다. 

옥탑이란 게 법적으로 건물 크기에 비례합니다.

뭐냐면 건물의 면적에 따라 크기가 정해지는데 제가 알기로는 건물 면적은 8분의 1의 크기 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큰 옥탑을 구하려면 건물이 큰 곳을 먼저 찾아야 합니다.


이사하기 전에 살았던 유리 옥탑은 불법 증축을 피하기 위해서 꼼수로 그렇게 되어 있던 것입니다. 

돌로 된 작은 방이 원래 크기이고 주위에 둘러 싼 유리는 크게 보이기위한 위장들입니다.


큰 상가의 옥탑이라서 그런지 돌로 된 방의 크기도 훨씬 컸습니다. 

그리고 가족이 살던 집이라서 인테리어, 화장실도 너무 잘 되어 있었습니다.


누가 전에 살았는지 알아보는 것도 이방이 어떤 방인지 가늠해 볼 수 있는 좋은 척도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이사를 했고 벌써 1년이 지났습니다.

올해가 지나면 서울 생활도 10년을 넘어갑니다.


개인적으로 정리도 하고, 다른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해서 시리즈로 쭉 적어 봤습니다.


저의 경험들이 집을 구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한파에 수도, 보일러 얼지 않게 조심하시고 저는 이만 물러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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