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수다황입니다.

 

제가 있는 제천에는 하루 종일 비가 오고 있습니다.

비를 좋아해서 가끔 비가 주적주적 올 때면 밖이 잘 보이는 카페에서

비를 구경하곤 했습니다.

 

자기 전에 일기예보에서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는 걸 확인하고는

하루 쉬어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누웠습니다.

 

그렇게 기절하듯 잠에 들었습니다.

 

오늘 하루의 이야기 시작해 보겠습니다.

 

아무 기척 없이 눈을 뜹니다.

 

어긴 어디지 분명히 매트에서 바르게 잤는데 잠자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지

정확하게 90도를 돌아서 매트와 몸이 십자기 모양이 되어 있습니다.

베개도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그런 거 치고는 몸이 가볍습니다.

 

찜질방 온도가 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아서 이불 없이도 잘 잔 것 같습니다.

몇 시나 됐을까? 시간을 확인해 봅니다.

 

정각 10시입니다. 

그렇구나 하며 바닥에서 자세만 바꾸고 있습니다.

 

그것도 잠시 몸을 일으켜 남탕으로 올라갑니다.

오른팔에 차고 있던 키를 잡아 빼서 옷장을 열어 세면도구를 챙깁니다.

 

덜렁거리는 맨몸으로 탕 안으로 들어와 샤워기 앞에 서서 물을 틉니다.

 

역시 물이 최고 앗! 뜨거!!

중간에 맞췄는데도 뜨겁습니다.

 

간단하게 씻고는 오른쪽에 동그랗게 생긴 탕으로 들어갑니다.

발끝부터 뜨끈한 기운이 올라옵니다.

 

몸이 따뜻해서 인지 곧바로 몸이 달아올라 차가운 물로 갑니다.

피로를 한 번에 날리는 건 차가운 물이 최고인 것 같습니다.

자~ 갑니다~!

 

으~~ 차가~ 그래도 일단 들어 오니 시원해서 잠이 확 깹니다.

그렇게 온탕, 냉탕을 번갈아 가며 왔다 갔다 합니다.

 

목욕은 이제 이 정도 하면 된 것 같습니다.

 

밖으로 나와 몸에 묻어 있는 물기를 깨끗이 닦고는 거울을 보며

'이 정도면 괜찮은데'라며 남자들이 흔히 샤워 후에만 보인다는

남에게는 보이지 않는 잘생김을 구경합니다.

 

번호 앞으로가 조심히 옷장을 당깁니다.

 

짐이 많아서 옷장이 가득 차 있습니다. 

옷을 뺄 때 핸드폰, 카메라가 떨어지지 않게 조심해서 빼서 하나씩 챙겨 있습니다.

 

날씨가 쌀쌀하다니 있는 옷을 전부 껴입습니다.

 

바리바리 짐을 들고 찜질방에서 나와 오토바이가 있는 곳으로 갑니다.

있던 그대로 잘 있습니다.

밖을 둘러 보니 비가 오고 있습니다.

오토바이 타고 나가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저번에 우비를 챙기고는 한 번도 쓰지 않아서 놔두고 왔는데

여행 3일 만에 필요해졌습니다. 하하하

 

오늘은 우산을 하나 사서 걸으며 제천 시내 구경을 할 생각입니다.

만만한 다이소를 검색합니다.

 

100미터 전방에 있습니다.

모자만 쓰고는 비를 맞으며 걸어갑니다.

남자 사장님이 카운터를 보시는 다이소에서 녹색 자동접이 우산을 구입합니다.

흰색이지만 많이 빛이 바랜 단화를 타고 출발합니다~

 

다이소 사장님에게 근처에 밥 맛있는 곳을 물으니 

중앙 시장으로 가라고 해서 방향을 정해 걸어갑니다.

오른쪽에 성벽을 보이는 뭔가가 보여서 둘러보니

'중앙공원'이라고 합니다.

나무 계단으로 올라가 봅니다.

동네마다 하나 있을 법한 공원입니다.

잠시 둘러보고 다시 내려와 중앙 시장 쪽으로 걸어갑니다.

명동 사거리에서 왼쪽으로 돌아서 잠시 걷다 보니

번화가처럼 보이는 곳이 있어서 지도를 보니 여기가 중앙시장입니다.

어디 청춘 맛길 한번 볼까요~

음 제가 생각한 것과는 다르네요 .

왼쪽으로 돌아 상가 안쪽으로 들어가 봅니다.

왠지 익숙한 이름입니다.

그렇게 한 바퀴 둘러 보고는 밖으로 나옵니다. 

재래시장 생각하고 왔는데 먹거리는 안 보입니다.

장날이 아니라서 그런지 조용합니다.

앞에 전통시장이 또 있습니다.

벌써 먹거리가 보입니다.

배가 고파서 식당이 보이기만 하면 들어  겁니다.

익숙한 전통 시장 모습입니다.

왠지 저곳 같습니다.

제천 하면 '빨강오뎅'이라는데 많이들 먹고 있습니다.

잠시 밥을 먹고 먹을지, 먹고 나서 먹을지 고민해 봅니다.

 

매운 것이 빈속에 들어가면 고생할까 봐 밥을 선택합니다.

그런데 이놈의 식당이 보이지를 않습니다.

그렇게 동문 전통시장까지 갑니다.

식당 식당이 어디 있지 이리저리 두리번두리번

머리를 움직여 찾습니다.

 

드디어 찾았습니다.

사람들도 많아서 왠지 기대하게 합니다.

 

어서 오세요~

국밥 하나?

네 순대만요.!

이렇게 빠르게 주문이 되었습니다.

밑반찬이 나왔습니다.

따로 순대가 나왔습니다.

그냥 순대만 하지 말 걸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른쪽에 순대 옆에 있는 것이 특이한데

돼지 껍데기입니다.

 

구워만 먹다가 부침으로 나온 것은,처럼 보고 처음 먹어 봅니다.

저는 껍데기를 잘 못 먹어서 딱 하나 먹고 말았습니다.

그 사이에 순대국밥이 나왔습니다.

너무 허기졌었는데 뜨끈한 게 너무 좋습니다.

 

하나씩 반찬들도 거덜 내어 버립니다.

 

!

3분의 1 정도 먹었을까요 배가 너무 부릅니다.

어젯밤부터 너무 안 먹었더니 위장이 많이 작아져 있나 봅니다.

 

그래도 아까워서 다 먹어 치웠습니다.

 

배가 터질 것 같습니다.

 

터지는 않게 천천히 걸어서 시장 밖으로 나옵니다.

아~ 빨간 오뎅은 못 먹을 것 같습니다.

아쉽게 지나갑니다.

오토바이에서 시작을 안 해서 그런지 따봉을 잊었습니다.

 

헬멧, 장갑 없이 하니 뭔가 어색해 보입니다.

오늘도 일 따봉 남깁니다~

 

제 정면 밑에 할머님이 저게 뭐 하는짓이여 라며 보시는 것 같습니다.

 

근처에 문화의 거리로 걸어가 봅니다.

이곳이 문화의 거리입니다.

왜 문화의 거리지? 의문이 있었는데 금세 알게 됩니다.

영화가 관련된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비 오는 날에 맑은날 사진이 보여서 한 컷 해 봤습니다.

 

문화의 거리도 다 둘러 보았습니다.

 

밥을 먹었으니 여유 있게 커피 한 잔 할까 해서

근처 카페를 찾아봅니다.

 

분명 지도에는 여긴데 보이지가 않습니다.

아니 망했나? 여기 맞는데.

혹시나 하고는 우산을 치우고 건물을 올려다봅니다.

 

3층에 있습니다.

혹시나 올라가다가 내려 갈까 봐 층마다 조금만 더 힘내라고

적어 두었습니다.

 

아늑하게 잘 되어 있습니다.

창가가 보이는 곳에 앉아 어제 선물로 받은 아메리카노를 한잔시킵니다.

조용한 카페에 눈을 감고 음악을 들으며 한동안 여유를 만끽합니다.

 

충분히 쉬고는 카페에서 내려와 마음이 끌리는 곳으로 걸어갑니다. 

그러던 중 저기 저편에 갈색 표지판이 보입니다.

'교동 민화 마을'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그곳으로 걸어갑니다. 

소나무 민화 벽이 반겨줍니다.

기존의 집과 조화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잘 되어 있습니다.

 

마스코트 호랑이가 귀엽습니다.

와~! 완전 운치 있는 책다방입니다.

왠지 여기서 커피를 마셨으면 재밌는 일이 생겼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음 제 소원은요. 이번 여행도 무사히 건강하게 돌아가는 겁니다.

왠 홍살문인가 했더니

바로 앞에 제천 향교가 있습니다.

그 옆으로 저를 부르는 길이 하나 있습니다.

향교 뒷산 숲길입니다.

아마도 예상하시겠지만 올라갑니다.

 

향교 옆으로 올라갑니다.

안에 들어가서 봤으면 더 좋았겠다고 생각합니다.

갈림길입니다. 

왼쪽? 오른쪽?

 

오른쪽이 위로 가는 방향이라 오른쪽을 선택합니다.

숲길이 너무 좋습니다.

비가 오는 중이라 찐한 흙 향기와 나무숲의

공기가 가슴 속 폐 깊숙이 파고 들어와 마음을 상쾌하게 해줍니다.

 

배가 너무 불러서 숨이 잘 안 쉬어 졌는데 

이곳에 오고 나서 부터 깊게 숨이 쉬어집니다.

저 파릇한 잎들처럼 제 몸도 생기를 찾아갑니다.

곧은 나무들이 빡빡하게 들어서 있습니다.

제 머리숱도 나무숲처럼 늘 빡빡했으면 좋겠습니다.

이 얼마나 운치 있습니까

왠지 맑은 날보다 흐려서 느낌이 있어 보입니다.

흙의 느낌도 너무 좋습니다. 잎들 덕분에 미끄럽지 않게 걷고 있습니다.

정상에 올랐다가 다시 내려갑니다.

내려가는 길이 왠지 미끄러워 보입니다.

람쥐 살짝 미끄러졌습니다.

넘어지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길 끝에는 개나리가 반기듯 만개해 있습니다.

내려가는 길에도 개나리가 함께 합니다.

의도 하지는 않았지만, 위치가 자연스럽습니다.

개나리 천국입니다.

원 없이 봅니다.

길 끝에 제천 시립 도서관이 있습니다.

그 옆에 '제천의병도서관'이라는 낯선 이름의 도서관이 있습니다.

 

내부는 촬영이 금지되어서 눈으로만 보고 왔습니다.

을미의병 전쟁의 진원지가 제천이고 그때 활동했던 분의 아드님께서

아버님의 활동 자료를 기증해서 전시해 둔 공간입니다.

 

작지만 의미는 컸습니다.

도서관 뒤편에는 '교통랜드'라고 아이들이 

교통에 관련된 것들을 배우고 실습하는 곳이 있습니다.

사진을 찍고 이제 나가려고 하는데 저 멀리 여자분이

누군가를 부릅니다.

멀어서 누구인지 몰라 그냥 가려는데

계속 손짓을 하며 부릅니다.

 

왠지 저를 부르는 것 같습니다.

 

여:실례지만 여기 사진 찍으신 건가요?

황:네. 찍으면 안 되는 곳인가요?

여:아니요. 그건 아닌데 왜 찍으시나요?

황:여행 중이라 찍은 건데요??

   왜 그러시나요?

여:낯선 사람이 와서 사진을 찍길래 나와 봤습니다.

    여행 중이시라는 거죠?

황:네~

 

그렇게 직원으로 보이시는 분과 대화를 마치고 도서관을 나옵니다.

 

왠지 저의 모습이 의심을 부르는 모습인가 봅니다.

 

이제는 잘 곳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온도도 떨어지고 날도 어두워져 갑니다.

 

근처인지 알고 걸었는데 크게 돌아 버려서 한참을

돌아 오토바이가 있는 곳으로 돌아왔습니다.

시간이 많아서 짐 정리를 다시 했습니다.

확실히 깔끔해졌습니다.

짐 빼기도 좋아서 앞으로는 이렇게 다니려고 합니다.

 

그리고는 다시 찜질방으로 돌아와 

시원한 식혜 한 잔, 계란 먹으면 여유 있게 글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비 내리는 시내를 오랜만에 걸어봅니다.

가끔은 비 올 때 밖을 걸어 보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저는 이만 물러가 보겠습니다.

 

다음편 에는 부디 맑은 하늘이 나오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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